기록 #96: 4th Project

[요즘엔 다 이렇다더라] 업적 달성 + 인턴 일지

JinH 2016. 10. 13.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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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다 이렇다더라
인턴 혹은 계약직, 파견직 되기.

인턴 회사 정보

주소 전북 정ㅇ시 ㅂ면 태ㄱ리 9**-1번지 ㅇㅋ솔루션
TEL.  063 5** 2***
FAX.  063 5** 2***

조직도

대표 ㅁㅁㅁ - 한 번도 본 적 없음.
사장 김ㅁ중 - 자라나라 머리머리.
공장장 김ㄷ중 - 부장에서 승진. 사장님 친인척.

총무팀

팀장 김ㅇ진 - 면접관. 차장에서 승진. 사복 입고 다님.
사원 노ㄱ훈 - 키 큼. 검음. 차를 태워준다.
사원 오ㅅ진 - 차를 태워준다.

품질관리팀

팀장 김ㅎ우 - 크다. 자기중심적.
사원 권ㅅ아 - 부사관 출신. 염색.
사원 김ㅈ훈 - 마른인간. 안경.
사원 유ㅈ겸 - 작다. 콜록거린다. 커피를 좋아한다.

생산팀

과장 송ㄱ호 - (구)룸메이트. 최근 몸이 안 좋다. [퇴사]
과장 김ㅈ국 - (구)룸메이트.
계장 박ㅂ관 - 주임에서 막 진급.
계장 이ㅊ연 - 공장장님이랑 친구라고 한다.
계장 송ㅂ윤 - 화 잘 내게 생김.
사원 박ㅎ영 - 개코솔루션의 착실한 사원.
ㅁㅁㅁ - 내가 입사함과 동시에 퇴사함. [퇴사]
김ㅈ원 - 어림. 병원 간다고 하고 퇴사함. [퇴사]
이ㅊ수 - 21살. 자전거로 출퇴근. [퇴사]
조ㅅ호 - 영업직하다가 옴. 나이 많음. [퇴사]
기ㅅ너 - 네팔 외국인 노동자 #1.
ㄱㅁ멀 - 네팔 외국인 노동자 #2.
ㅁㄷㅁ - 네팔 외국인 노동자 #3.
이ㄷ승 - 살 찜. 김과장님과의 연으로 오게 된 듯.
김ㅅ호 - 28살. 한달 목표로 다니는 중. [퇴사예정]
ㅁㅁㅁ - 개천절 즈음 입사한 아재 #1. [퇴사]
ㅁㅁㅁ - 개천절 즈음 입사한 아재 #2. [퇴사]
ㅁㅁㅁ - 개천절 즈음 입사한 아재 #3. 흰 옷. [퇴사]
ㅁㅁㅁ - 개천절 즈음 입사한 아재 #4. 빨간 옷. [퇴사]
정ㅁㅊ - 실습 나온 고딩 #1. [퇴사예정]
이ㅇ선 - 실습 나온 고딩 #2. [퇴사예정]

정제팀 + 기타

차장 임ㅈ천 - 검은색 싼타페. (구)노조위원장.
과장 ㅁㅁㅁ - 공무과장.
ㅁㅁㅁ - 보일러 아저씨.
이ㅅ복 - <폐수처리장 할배. 전기자전거로 출퇴근. 회사에서 옷 가장 잘 입고뎅김.
ㅁㅁㅁ - 경비 아재 #1. 오지랖 넓음.
ㅁㅁㅁ - 경비 아재 #2. 말 수가 없음.
ㅁㅁㅁ - 식당 이모.

인턴일지

~본격 지옥과 가까운 곳에서의 90일~

DAY 01 0829 MON

기숙사 지원인데 미리 오는 것을 용납하지 않아서 당일 날 아침 짐 싸 들고 찾아갔다.

입사. 대기하면서 교육 받음. 2교대인데 일단 낮에만 하라고 함. 이거 괜찮을까 하는 생각 듦. 공장 한 바퀴 돌면서 견학 하고, 식당 가서 점심 먹음. 식당 옆에 붙어있는 휴게실 화장실의 더러움에 기겁함. 환경 개선이 시급해보임.

도망가고 싶었지만 너무 외진 곳이라 차가 없으면 탈출 못 함.

작업복 & 안전화 받음. 수첩 받음. 그리고 시급 2,360원 이라고 함. 추가근무 수당을 합쳐야 월 150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함. 시발 이게 아닌데 라는 생각이 잠깐 듦. 도망가려면 지금뿐이야 라는 생각이 오랫동안 듦. 동기가 있어서 일단 참아 봄. 인생경험 지렸다.

6,230 !!!

기숙사 입주함. 3인1실 과장님 두 분과 함께 생활. 미닫이 방문에 한 번 지림. 내 방 들어가보니 정육면체 큐브형 방의 냉혹함에 두 번 지림. 밤에 바람 불면 덜컹거리는 금속제 창틀에 세 번 지림.

냉혹한 정육면체 큐브형 방의 전경

이후 2리터 생수병 두 개 들어가는 소형 정육면체 냉장고 사이즈와, 코드가 뽑힌 채 1년은 방치된 것 같은 세탁기, 플라스틱 덮개가 없어 코드를 꼽을 때마다 불꽃이 튀는 콘센트(220V)에 차례로 지림.

이렇게 오래 지렸는데도 아직 9시밖에 안 됨. 와이파이도 없고, TV도 없고 컴퓨터도 없고, 근처에 피시방도 없다. (옛날에 하나 있었는데 카페로 바뀌었다고 한다) 책도 없고 이곳에는 오로지 미닫이 문과 선 당겨서 불 켜는 전등만이 있을 뿐. 그리고 공허함이 있다…

그러나 사나이는 기합 아니겠는가. 기합으로 이겨낸다악!

DAY 2 0830 TUE

현장과 실험실을 인턴기간의 반 동안 따로 근무한 뒤 교대하라고 하여, 나는 실험실에서 먼저 근무하기로 했다. 오늘 한 일은, 플라스크 씻음. 기름 뜨러 다님.

탱크로리에서 기름 채취 후 산가, 요오드가, 수분량을 측정하는 거를 알려줬는데 들으면서 한 귀로 흘림.

재고 조사. 발암성 물질이 도처에 널려있다.

다행히 이곳의 직원들은 엄청 착했다. 착하니까 바보처럼 이런 회사에 계속 다니고 있는 게 아닐지… (사실 신입 사원은 보통 몇 주 하고 나가는게 일반적이라고 한다.)

퇴근 후 와이파이존을 찾아 동네를 방황하다가 U+Zone 한 칸 짜리 발견해서 인터넷 좀 하다가 들어갔다. 낮에 요금제 변경 예약을 해서 9월 1일 부터는 데이터 부자다. 그리고 빠른 탈출을 위해 서류 지원용 노트북을 지름(30만원).

넘나 공허한 기숙사에서 지쳐 잠들었다. 새벽 방바닥이 추웠다.

DAY 3 0831 WED

차장님이 전화해서 9시부터 6시까지 근무하라고 함. 현장직은 알아서 출퇴근. 그리고 알아서 추가근무나 주말근무를 하라고 한다. 왜냐, 시급으로 계산했을 때 한달 월급이 130만원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에...

후… 전생에 지은 죄가 너무 많아서 현세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걸까?

서류 떼고 기숙사 방 열쇠 복사하러 잠시 시내로 나옴. (신남) 시내로 나오면서 공단 주위를 둘러봤는데,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소방차랑 앰뷸런스 소리가 들려온다. 무섭다.

음… 그리고 사장님은 우리 정규직까지 생각하고 계신 것 같은데... 호고고곡!

DAY 4 0901 THU

포름알데히드 취급할 때 마스크 안 하냐고 물어보니 숨을 참고하면 된다고 함. 징징거려서 결국 마스크 받아냄.

아침에 와서 실험실 환풍기 켜고 기구 세척하는 것이 일이다.

인턴 쉬라고 휴게실을 마련해 주셨다. 원래는 뭔가 하던 사무실? 회의실 용도였던 것 같다. → 나중에 알고봤더니 실험실 약품 창고로 쓰던 곳이었다고 한다. → 그리고 한 번도 여기서 쉰 적은 없다.

사람들이 너무 잘해줘서 여기 괜찮은 회사일지도… 하고 생각해버릴 때가 있어서 존나 두렵.

주문했던 컴퓨터가 도착했다. 하지만 공유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냉혹한 아파트의 모습. 몇 호 구입해서 기숙사로 쓴다.

DAY 5 0902 FRI

오늘 역시 기구 세척으로 시작하는 상쾌한 하루.

...그리고 역시 매일 하던 걸 반복하고 똑같은 하루 마무리.

퇴근 후 일시 탈출을 위해 기차역에서 기차 타고 서울로. 기차값이 개아깝지만 수렵면허를 위해서라면 투자할 가치가 있지. 근데, 수원까지 편도로 2만5천원이라 6번 왔다갔다 하면 컴퓨터를 한 대 더 살 수 있음.

역까지 태워준 차장님의 말에 따르면, 150만원은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거라고 함. → 나중에 알게 된 바로는 정부에서 회사에 지원해주는 금액 60만원, SK에서 회사에 지원해주는 금액이 90만원으로 합 150만원. 즉, 회사는 돈을 지불하지 않음.

현대디딤돌은 교육 끝나고 200 바로 주고 인턴 끝나고 300을 또 준다고 한다. SK디딤돌은 인턴이 끝나야만 200을 준다. (억울)

다른 곳으로 인턴간 형님의 동기는 생산라인에 들어가자 반나절 만에 퇴사했다고 한다. 빠른 결단력에 감탄했다. 나는 결단력이 없어서 ㅠㅠ 이제 도망도 못 간다.

서울 도착. 하… 지하철.... 이 밤에도 사람이 붐빈다. 넘나 아름다운 광경. 그리웠다 지옥철.

DAY 7 0904 SUN

주말에 SK디딤돌 운영사무국에 카톡으로 연락을 해봤다.

사무국: “안녕하세요 SK고용디딤돌 2기 운영사무국 입니다.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 감사합니다.”

본인: “안녕하세요 주말에도 문의 가능한가요?"

사무국: “급하신 일이 아니시면 월요일 문의 바랍니다~”

… 언제든 연락주세요~ 주말을 빼구용^^ ...뭐 하자는 짓거리야! → 주중에 문의해도 읽씹함. 이런 옘병할!

서울에서 정읍 도착. 이 동네는 시내버스마저 일 1회밖에 없다. 눈을 의심했다. 기숙사까지 택시비 7,000원이 나왔다.

택배온 공유기를 랜선에 꼽아보려고 했는데… 와 난 이게 랜선인줄 아랏네ㅡㅡ 랜선이 아니고 전화선이었다. 슈1발 공유기 값 만원 버렸네. 아 망했네.

문제의 유사랜선

DAY 8 0905 MON

추석 연휴가 있는 주! 하지만 첫날 사장님이 얘기했지. 우리 회사는 수습에게 상여금을 주지 않는다고! (추석 선물로 식용유 세트와 세면 도구 세트 받음)

2교대 하고있는 동기에게 물어본 결과 일 8시간 근무를 하게되면 눈치 보여서 그냥 12시간 하는 게 낫다고 한다. 점차 노예화가 진행중이신…

기숙사에 방치된 세탁기를 물빠지는 구멍 옆으로 들어서 옮기고, 빨래하면 모레나오는 세탁기도 여러번 세탁 돌려서 청소해놨다. → 결국 한번 써보고 다른 기숙사로 이사하게 된다.

DAY 9 0906 TUE

다들 뭔가 바빠보임. 나는 기구세척.

실험실 가운이 더러워져서 빨아야 겠는데 어디다 넣고 들고가야할지 고민 → 걍 손에 들고 감.

주말에 출근 할거면 일정을 편성할 것이고 안 할 거면 쭉 빠지라고 하여, 출근 하지 않기로 결정.

동기들 단톡방에 밥 자랑 사진 배틀을 하길래 우리 회사 점심을 올렸더니 대뜸 개밥 같다고… 보기보다 맛있어 이것드라! → 나중에 높으신 분의 지시로 밥 사진을 전부 삭제 당함. 민형사상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한다.

기숙사 이사하라는 통보를 받음. 같은 아파트 단지이긴 한데, 이젠 감전될 일은 없을 듯.

DAY 10 0907 WED

아침에 카풀 기다리면서 옆에 교차로 신문 꽂혀있길래 하나 빼들고 보는데, 우리 회사의 사원 모집 공고가 손바닥 만하게 실려있었다. 다른 회사는 손가락 만한건데 ㅋㅋ 카풀 차에서 사원에게 물어보니 여자 경리 모집에는 단 한 명도 지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퇴사할 때 까지 경리 사원은 구경도 못 함 ㅎ

기구세척을 너무 했다. 오른쪽 어깨가 아파온다.

퇴근 후 자고 있을 때 공장이 폭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DAY 11 0908 THU

회사에는 회수유를 하차할 수 있는 공간이 차 1대 자리밖에 없다. 따라서 나머지 유조차는 회사 박 도로에서 대기하는데, 그때 미리 회수유를 채취해서 품질검사를 하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오늘도 밖에 있는 회수유 차량의 샘플을 측정하러 룰루랄라 나가는 도중, 공장장님과 조우했다.

공장장님 왈: 건물밖에 있는 차량은 회수유 웬만하면 떠오지 말라. 그게 꼭 좋은 것은 아니니까.

실험실 직원에게 물어본 결과 바쁠 때는 왜 미리 안 했냐고 뭐라고 한다고 함.

입사 전 화재가 났었던 구역의 잔해를 청소했다. 자연발화였다고 한다.

수분측정에서 시료를 넣었을 때 용액 색이 하얘지면 그만 넣어라. 기계가 고장날 수 있다. 새 기숙사에 인터넷을 설치했다. 내 돈으로. 월 2만 얼마라고 한다. 이 개새기들이 TV랑 인터넷 결합 상품이 아니면 설치를 안 해준다고 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설치했다. 설상가상 인터넷 속도도 존나 느렸다. 그리고 나중에 프리미엄 채널 보라고 홍보 전화 존나 한다. 개년들 ^^ 인턴 비용은 정부에서 60, SK에서 90을 지원해준다고 한다. 합이 150 이므로 회사가 지출하는 금액은 없다. 

새 기숙사에는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가 없다. 보일러는 있는데 어떻게 쓰는 건지 모르겠다. 

싱크대 옆에 있는 아세톤을 빼고 나머지는 에탄올 (물이라고 써진거 하나 있음) 수분측정기 세척액 제조할 떄 메탄올7:클로로포름3의 비율로.

기숙사를 옮겼다. 동기도 여기로 옮겼다. 둘에게 선택권은 없었지만… 어쨌든 큰 방이 생겼다. 미닫이 문으로 들어간다. 전등에 당기는 선이 없다. 바람 불어도 창이 흔들려 위협적이거나 하지 않는다.

세탁기, 냉장고, 가스레인지 등등은 없다. 미니멀리스트가 되자고 다짐했다. 보일러도 안 되는 것 같다. 퇴근 후 샤워할 때 추웠다. 심장에서 먼 쪽부터 물을 적셔가며 샤워를 했다.

미니멀 하다 미니멀 해!

DAY 12 0909 FRI

이 날부터 인가 외국인 노동자 (네팔인) 세 명이 나타나 일을 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어디서 대려 온 거지 내 생각으로는 나처럼 무슨 교육 프로그램이랑 연계해서 지원금 받고 대려 온 것 같다.

금요일… 왠지 일이 없다. 쉬면서 계산한 결과 인턴 생활의 약 12.32518869%를 했다는 결론을 얻음.

그런데 품질관리팀장님의 말씀으로는 내가 걸어가고 싶어도, 걸어가는 꼴을 사장님이나 높으신 분들이 보면 안 좋게 생각한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자기가 태워주기는 꺼려하시는… 시발 어쩌라는 거지 눈치 보이네...

퇴근하고 산책하고 싶어서 사원님이 태워준다고 한 거 몰래 도망쳐서 기숙사까지 걸어가 봄. 거리 상으로는 30분 거리인데, 자동차 전용도로 피해서 좀 돌아가니 한 시간 정도 걸림.

걸어가면서 깨닳은 사실. 사업장 내에 직원용 주차장이 마련돼 있으면 갓기업. 아니면 좆소. 우리 회사는 넘나 당연하게 사업장 주변 도로 갓길에 주차.

DAY 15 0912 MON

팀장님은 차량 기사님이 실험실 문을 여는 것을 극도로 혐오한다. 개나 소나 다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 한다. (개나 소가 아닌 종류: 고객사직원, 석관원직원 등)

직원들이 더 들어오나? 암튼 동기랑 나랑 한 방을 쓰라고 한다. 와우 놀라워라 → 나중에 물어보니 졸업 학년 고등학생 3명이 실습 오기로 되었다고 한다. 빵셔틀 하러 가야해서 전 이만.

이날 기록상 유래 없던 대지진이 한반도를 강타했다. 땅이 흔들리길래 우리 공장 폭발한 줄 알았다 ㅎ

DAY 16 0913 TUE

연휴에도 공장은 쉬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추석에 쉬는 업체에서 납품받는 물량을 땡겨서 받는다. 힘들었다.

총무팀에서 연휴에 다 쉬시냐고 물어본다. 다 쉰다고 얘기해줬다. 나 빼고는 다 출근한다고 하는데 내 알 바가 아니구욧 ㅎ 암튼 회사는 24시간 가동 중. 말 그대로 없어서 못 팔고 있다. (하지만 직원들 입사 첫 시급은 결코 7,000원을 넘지 않으시는…)

동기들 톡방에서는 우리 회사는 조기 퇴근을 하네, 우리는 지난 금요일 퇴근부터 쭉 쉬고 있네 말들이 많다. 뭐, 우린 당연히 6시 정시 퇴근하고 연휴를 즐기면 된다 ㅎㅎㅎㅎㅎㅎㅎㅎ…..

일을 열심히 해버린 나머지 3시 쯤 되자 할 일이 없어짐. 그래서 사장님이 애끼시는 소나무(2세, 말라죽어감)에게 물을 줬음.

DAY 17 0914 WED 추석 연휴

DAY 18 0915 THU 추석 연휴

DAY 19 0916 FRI 추석 연휴

DAY 23 0920 TUE

새벽에 바닥이 차갑다. 감기 걸린것 같다.

세탁기가 여전히 없다. 직원에게 물어봤는데, 위에 말을 해뒀다는 답을 들었다.

약국이 없다. 편의점에서 감기약 팔기를 기도하자. --> 약 샀다. 먹었다. 별로 나아지지는 않음.

오늘을 월급일. 8월에 3일 인할 거 18만원 들어옴. (다른 회사로 간 동기들은 당월에 일한 것을 받는다고 한다. 슈1발 역시 전생에 죄가 너무 많은 탓인가.) 급여명세서를 따로 받지는 않음. 암튼 돈 들어온 기념으로 치킨을 먹었다.

의자도 샀다. 돈 맛에 취한다.

DAY 24 0921 WED

별일 없이 하루가 지나감.

 
이 동네에는 야옹이가 참 많다

DAY 25 0922 THU

오후 1시 공장장님과의 면담. 공장장님 역시 힘들면 자신에게 말하라고 하심.

회식 권유는 거절하라고 하심. 술 마시면 열에 여덟이 싸움 등의 문제가 생기는데 인턴들에게 좋을 게 없다고 하심. 정직원 되고 같이 먹으라고 함.

뱀의 머리는 용의 꼬리보다 덜 먹지만 멀리 볼 수 있다. 10년간 사원에서 공공장이된 이야기. 연대 보증의 위험성 등등의 대화 나눔.

국내 바이오디젤 생산업체는 18개정도? 그중 10개는 지금 입찰을 못 따서 놀고있음. (국내 정유사는 4개라고함) 우리회사는 입찰 실패를 대비해 미국에 수출을 하고있음. 근데 9월에 1년짜리 입찰 또 따왔다고 함.

주문했던 의자가 왔다. 안락하다.

DAY 26 0923 FRI

실험실 서랍에 쥐 똥이 가득했다. 역겹다. 내가 치웠다.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문제로 사진 찍는 것에 제재가 들어왔다. 인스타그램의 밥 먹은 사진이 삭제되었다. 1년간 밥사진 찍기 달성 실패?

계산기에 0.5를 0 빼고 .5만 눌렀다고 털렸다. 왜 새로운 사실을 알려주면 받아들이지를 못하는 거지? 알 수 없다. 저번에는 정도실험하라고 해 놓고 본인은 실험기기 예열 빨리하려고 열 빠지는 구멍에 휴지 쑤셔 넣던 모습을 보여주더니. (본인이 한 짓은 "센스"있는 일 이라고 한다.)

DAY 29 0906 MON

현장에서 신입사원이 갈굼을 받고 또 퇴사할 것 같다고 한다. 일주일에 한명씩 왔다 갔다를 반복하는 듯. 그래서 높으신 분의 지시사항으로 신입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라는 말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 왠지 나한테 다른 잘해주는 건가? → 그 친구 다음날 다행히 나옴. → 그러나 결국 퇴사 ㅋ

퇴근하고 집까지 걸어왔다. 중간에 지름길 같아 보이는 논밭 샛길로 갔는데, 가다 보니 풀이 허리까지 자라있고 끝에는 길이 끊겨있었다. 작은 고랑을 하나 통과하면 더 나갈 수 있을 것 같은데 거기 건너가면 신발 한짝 잃어버리고 집에 도착할 것 같아서 그냥 되돌아갔다. 해는 이미 떨어지고, 가로등은 하나도 없어서 깜깜하고, 뭐가 날라와서 손에 달라붙고 (으악! 하고 육성으로 비명 지름), 멀리서 개 짖는 소리 들려오고... 무서웠다. 결국 대 모험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데 성공.

집에 와서 동기랑 술 마시고 의자에 앉았다가… 정신을 차리니 아침이었다. 금요일부터 매일 퍼마신 것 같다. 술 없이는 제정신을 유지하기 힘든 곳이다.

DAY 30 0926 TUE

사무실에서 인간들이 컴에다 뭘 깔아서 폰게임을 컴으로 하고있다. 덕분에 나한테 관심이 별로 없다. 넘나 좋다.

무난하기 짝이 없는 하루를 보냈다. 매일 오늘 같으면 좋겠다.

DAY 31 0928 WED

치킨 먹으려고 나가서 치킨집까지 갔는데, 우리 동네 유일한 치킨집에 불이 꺼저있다... 하 맘대로 되질 않네!

DAY 32 0929 THU

전에 한 번 얘기한지도 모르겠지만, 이 회사를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종업원 수가 20명에서 35명 사이로 들쭉날쭉하다. 입사 직후 깨닳았는데, 현장 근로자들이 수시로 때려치우고 또 어디서 데려오고를 반복하기 때문에 인간들의 정확한 수를 알 수 없는 것이다.

암튼 최근에 한 명이 또 왔다. 동기랑 몇 주 버티고 나가나로 술 내기를 했다.

전에 인턴 휴게실로 쓰라던 공간에 문서랑 책장을 다 빼냈다. 이제 (구)인턴 휴게실은 현장직 사무실이 되었다.

DAY 33 0930 FRI

삼각플라스크가 자꾸 없어진다. 실험실의 미스터리…

현장 분임조의 구성. 과장1, 계장1, 사원1. 이렇게 주간조, 야간조 2교대를 함. 따라서 과장이나 계장 한 명 비면 공장 안 돌아감. 근데 오늘 과장님 한 분이 사직서 내는 거 목격한 사람 있음. 과연 이 회사의 미래는???

주말이라 집에 가려고 택시를 타고 시외버스 터미널로 갔다. 할인 받아서 13,000원 정도가 들었다.

DAY 37 1004 TUE

아침에 사장님이 참석하시는 월례회의 같은 게 있어서 빨리나 오라고 했나보다. 올해 처리 용량을 120,000 L 로 증설했다. BD 회사 8개 중 자부심을 갖을 만하다. 10월 현재 월 목표의 80%를 달성했다. 현대오일뱅크 입찰 성공해서 계약금 270억(?)을 받아 옴. 등의 말씀 하심.

점심 먹고 동기랑 나랑 사장님과 면담. 특별한 것은 없었음.

그리고 뻔뻔하게도 SK고용디딤돌 운영사무국 카톡이 언제든지 연락주라는 헛소리를 또 보내왔다.

뻔ㅡ뻔

매일 “오늘 정시 퇴근하냐”고, “기숙사까지 태워줄 수 있냐”고 물어보기를 약 2주 째, 드디어 “야근한다”고, “앞으로도 정시 퇴근 안 한다”는 답을 들었다. 이제 물어볼 필요 없이 알아서 가면 된다. 야호!

퇴근 후 자소서 쓰다 술 퍼마시고 잠듦.

DAY 38 1005 WED

비 옴. 탈의실 입구가 물이 샌다. 주륵주륵. 건물에 들어가며 우산을 접을 필요가 없는 기현상을 체험했다.

고등학생 2명이 입사했다. 룸메이트가 되었다. 원래 오기로 한 명은 대학간다고 안 왔다고 한다. 다행이다. 도망가려면 지금 뿐이라고 조언해줬다. 퇴근하고서는 자소서(제기랄 붙은 게 하나도 없다)쓰느라 시간이 없어서 상대를 못 해줬다.

근데 시발 애새끼들 존나 시끄럽게 떠든다. 적당히 하라고 해줬다.

큰 방을 애들한테 내어주고 작은 방으로 옮겨 대각선으로 누워서(넘나 좁은 것) 잠을 청했다.

큰방의 1/3 크기이고 전에 살던 냉혹한 정육면체 큐브형 방과 비슷한 크기.

DAY 39 1006 THU

바쁜 하루를 보냈다. 기구를 하나 씻어놓으면 두 개가 쌓여있는 기현상응 체험했다. 주말에 입사했던 아재 넷은 벌써 개코솔루션의 현실을 깨닫고 퇴사했다.

업무 후에 세탁기가 두 대 있는 기숙사에서 하나를 떼어왔다. 그 기숙사에는 한 명 빼고 추노(위의 아재들이다)해서 두 대나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한다. 암튼 4층이었는데 옮기느라 힘들었다. 기념으로 치킨을 먹었다.

힘들게 옮겼지만 어이없게도 몇 번 못 써보고 퇴사함

DAY 40 1007 FRI

하루 종일 싱크대에 붙박이로 기구 세척을 했다.

주말에 뭐하냐고 물어봐서 실수로 쉰다고 얘기해버렸다. 그러자 곧바로 주말에 나올 수 있냐고 물어보더라. 하지만 자소서도 써야하고 주말 근무는 내 알 바가 아니므로 안 나간다고 했다.

오늘도 다른 사람의 차를 얻어 타고 퇴근하면서 느낀 거지만… 이놈의 회사는 차가 없으면 졸라게 불편하고, 차가 있어도 다른 놈들을 태워줘야 하므로 더욱 졸라게 불편한 거 같다. 그래도 차가 있는 편이 나은 것 같다...

DAY 42 1010 MON

고객사에서 인간들이 오는 거 같다. 지난 금요일에 이어서 청소를 열심히 했다. 그 인간들은 사장님을 따라 실험실을 약 20초에 걸쳐 스쳐 지나갔다. 우리의 지난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였다.

치킨집 쿠폰을 10장 모아 치킨을 한 마리 주문했다. 순살이 되냐고 물어봤다. "순살은 안 되고 후라이드만 돼"라는 답변을 들었다. 돈을 추가하면 순살 해주시냐고 물어봤다. "돈 더 줘도 안 되고 후라이드만 돼"라신다... 뭔가 굉장히 단호하시고, 후라이드에 대한 개념이 나와는 조금 다르신 것 같았다...

DAY 44 1011 TUE

한달 개근하면 담달 주는 하루의 유급휴가룰 쓰려고 총무팀을 찾아갔다. 총무팀장이 몹시도 띠꺼운 표정으로 우리회사는 월차없다고 했다. 인턴 계약서에 명시된 유급휴가 하루를 쓰겠다고 했다. 그럼 절차대로 처리해서 쓰라는 답을 들었다.

그래서 휴가계 뽑아 놓고 서명받으려고 하는데, 총무팀에서 사람 와서 이번에는 동기랑 동시에 나가지 말라는 개소리를 했다. 뭐지 같은 직무로 일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그리고 어차피 인턴 끝나고 퇴사할 거라고 너무 일 대충 하는 것 같다는 개씹소리를 했다. 인턴 기간의 반을 마치고 동기랑 직무 교대 하는 것도 그냥 교체 없이 쭉 일하라고 한다. 일도 존나 대충 했으면서 뭘 니들 맘대로 교대가 오늘이네 내일이네 하고있냐? 안 바꿔줄건데? 하는 표정으로 말해줬다. 짜증 난다.

이런 시발 도대체 회사가 뭘 원하는 지를 모르겠다. 그냥 나랑 동기한테 고통을 주고 싶어서 외에는 생각할 수가 없다.

오기가 생겼다. 같은 날 휴가 쓰게 만들어 봐야겠다.

참고로 SK고용디딤돌 인턴을 관리하는 스탭스에 전화를 해도 전혀 도움을 주지 않는다.

DAY 45 1012 WED

품질관리팀장에게 휴가계 제출하러 간다고 말하면서, 오늘 동기랑 같은 날 못나가는 걸로 결정되면 회사 나갈 수도 있다고 얘기했다. 그때는 “많이 배우고 갑니다.”하고 떠나겠다고 농담처럼 얘기했다.

휴가 날짜 서로 피해 쓰라는 씹소리를 무시하고 휴가계를 총무팀장한테 제출 했다. 왜 날짜 조율 안 해왔냐고 지랄하며 왜 이날 나가야하냐고 물어본다. 가족 모임이 있다고 했다. 그랬더니 대뜸 니네 가족들은 왜 금요일에 모이는거냐? 란다. 씹새끼같으니. 그러더니 나가서 다시 조율 해오란다. 알겠다고 하고 사장실로 가서 사장님과 조율했다. 별 말 없이 같은 날 사용하라고 하고 휴가계에 서명해줬다. 직무 교대 문제는 각자 아직 있는 곳에서 배울 게 많으니까 3개월을 쭉 해보고 정규직 전환할 때 너희에게 맞는 직무를 배정해주겠다고 했다. 동기의 표정이 나라 잃은 김구처럼 심각해졌다.

암튼 휴가계를 들고 총무과에 가서 팀장에게 제출하려고 하니 30초 정도의 정적이 흐른 뒤 니들 짜증나니까 나가라는 답을 들었다. 븅ㅡ신. 원하는 데로 해줘도 지랄. 사무실에서 나왔다. 세 번째 거절이었다.

동기와 상의 후 총무과에 들어가 팀장에게 오늘까지만 일하겠다고 했다. 기다렸다는 듯 응 사직서 가져와 라는 답을 들었다.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어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작별 인사를 나눈 뒤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직서를 제출하는 순간의 팀장은 갑자기 태도가 친절해지고 궁금한 것도 물어보라고 했다. 저런 어른은 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아래에 대화의 일부를 나열한다.

#1

팀장 : “니들이 나간다고 해서 꼭 나 때문에 그런 것 같아서 맘이 좀 그러네.”

응 알면서 아닌척 오지구요~

#2

팀장 : “궁금한 거 뭐 없어? 물어봐.”

동기 : “같은 직무도 아닌데 휴가를 동시에 쓰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팀장 : “(중략)... 그러니까 우리 회사 원래 그랬어.”

본인 : 아, 그렇군요. 혹시 그게 이상하다고는 생각 안 해보셨나요?”

팀장 : “응 안 해봤는데.”

응 관행~

#3

팀장 : “너희들이 세 달만 하고 나갈 거라는 생각해서 그런 지는 모르겠지만, 수동적으로 일하는 것 같았다.”

본인 : “어떤 부분이 그런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팀장 : “음… 전체적으로 그래. 너희들이 본인을 어떻게 생각하건 간에 다른 사람이 너희들을 평가하는 게 정확한 거야.”

응 그래 내 평가는 너 개새끼~

#4

팀장 : “너희들 열심히 안 하는 것 같았다. 나는 여러 명 면접을 봤지만, 누가 회사에 처음 들어오면 이 사람이 오래 다닐지 아닐 지 느낌이 온다.”

응 맘에 안드는새끼 쪼아서 결국 나가게 만들거야~

#5

팀장 : "꼭 우리회사 뿐만이 아니라... 너희들에게 각자의 사정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걸 회사에 맞추려고 하지마라. 너희가 회사에 맞춰줄 줄도 알아야 해."

응 열정페이~

사직서와 인턴 중도 포기 서류에 서명하고 나와서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났다. “많이 배우고 갑니다!”

퇴사자들이 탈출했습니다!

퇴사자

인턴 ㅁㅁㅁ 본인 역할
인턴 ㅁㅁㅁ SK고용디딤돌 동기 역할.
과장 ㅁㅁㅁ (구)룸메이트. 최근 몸이 안 좋은 역할.
사원 ㅁㅁㅁ 내가 입사함과 동시에 퇴사하는 역할.
사원 ㅁㅁㅁ 어림. 병원 간다고 하고 퇴사하는역할
사원 ㅁㅁㅁ 21살.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역할.
사원 ㅁㅁㅁ 영업직하다가 옴. 나이 많은 역할.
사원 ㅁㅁㅁ 개천절 즈음 입사한 아재 #1 역할.
사원 ㅁㅁㅁ 개천절 즈음 입사한 아재 #2 역할.
사원 ㅁㅁㅁ 개천절 즈음 입사한 아재 #3. 빨간 옷 역할.
사원 ㅁㅁㅁ 개천절 즈음 입사한 아재 #4. 흰 옷 역할.

인턴 플레이 통계

인턴 계약 일 91일
근무 일 45일
진행율 48.7648224%
시급 6,230 원
주당 퇴사자 1.87명/주
오르내린 탱크로리 138 대
사용한 장갑 93 × 2 장
세척한 플라스크 1,935 개
세척에 사용한 아세톤 75.2 리터
깨먹은 삼각 플라스크 3 개
비싼 분석기계 조작 0 번
실험실에서 발견한 쥐똥 270 그램
근무 중 화장실 방문 수 1 회/일
퇴근 후 퍼마신 알콜류 0.7447 병/일
퇴사 유발자 영진이 (십새끼)

인턴십 진행 중 12 명의 사원이 퇴사했습니다.

끝.

더 보기: 버킷리스트/#요즘엔_다_이렇다더라